목차
장기 휴재에 들어갔던 주호민 작가가 웹툰 플랫폼을 통해 복귀를 예고하며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과거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그의 복귀를 둘러싼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웹툰 작가의 사적 행위와 작품 활동은 어떻게 분리되어야 하며, 우리는 창작자의 복귀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2025년 4월, 주호민 작가가 웹툰 복귀 소식을 전하면서 웹툰 커뮤니티와 SNS는 다시 한번 뜨거워졌다. 그는 웹툰 플랫폼 ‘○○툰’을 통해 신작 연재 재개를 공식화했으며, 해당 공지는 단 몇 시간 만에 수만 건의 댓글과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하지만 그 반응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일부 독자들은 “작품은 작품대로 보고 싶다”며 복귀를 환영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과거 논란에 대한 책임이 먼저”라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논란의 핵심은 2023년 발생한 자녀 관련 사건으로, 주호민 작가가 사적인 법적 절차와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일부 도의적 실책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사실상 자숙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감정과 이슈는 독자들의 판단을 갈라놓고 있다. 이번 복귀는 단순한 연재 재개가 아닌, ‘창작자는 논란 이후 어떤 방식으로 복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킨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주호민 작가는 오랜 기간 ‘신과 함께’, ‘무한동력’ 등의 인기 작품을 통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창작자였다. 하지만 사적인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작가 개인의 윤리성과 작품 소비 사이의 경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창작자는 공인이 아니다. 그러나 수백만 명의 팔로워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콘텐츠 제작자는 사실상 대중문화의 중심축이다. 이 때문에 많은 독자들은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이유로 모든 논란이 덮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반면, “작품과 작가의 삶은 별개로 보아야 한다”며 예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주호민 작가의 복귀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의 복귀 방식이 공개 사과, 피해자와의 화해 여부, 그리고 작품 내 메시지에 반영되는 태도 등 모든 측면에서 하나의 ‘모범 혹은 반면교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역시 사회적 논란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작가 보호’와 ‘독자 보호’ 사이에서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이는 단순히 한 명의 작가 복귀가 아니라, 한국 콘텐츠 산업 내 윤리 기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바로미터가 된다.
주호민 작가의 복귀는 ‘창작자의 자유’와 ‘대중의 평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때로 창작자에게 완전한 도덕성을 요구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작품에선 경계를 허물고 자유로움을 원한다. 이 모순된 기대 속에서 작가와 독자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이번 복귀를 둘러싼 논쟁은, 한 명의 작가를 둘러싼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의 시민의식에 대한 이야기다. 독자는 단지 ‘보는 사람’이 아닌, 창작자에게 피드백을 주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은 우리가 콘텐츠를 어떻게 대하고, 창작자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모든 복귀가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복귀를 무작정 거부할 수도 없다. 중요한 건 그 복귀가 진정성 있는 성찰의 결과인지, 단순한 시간 흘리기의 결과인지를 독자가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판단을 내릴 시점에 와 있다.